그래도 너는 어려서 괜찮아 다은아.
여자는 나이가 깡패라는데
크리스마스 케잌이라는 말 알지? 25살 넘어가면 경계해야 한다.
19살까지는 빨리 20살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수도 없이 생각했는데
25살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어찌나 시간이 빨리가던지.
옛 말에 시간이 쏜살같다.라는 말이 있다지만
아니, 시간은 나이에 비례하는 속력같다. 아니 가속도가 붙나보다.
군인 아저씨가 어느새 안쓰러운 군인 동생이 된 것도 한 참 전이었다.
빨리 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가 딱히 있는 것도 아니다.
아. 아니 아이를 빨리 낳아키우고 싶달까?
어차피 치뤄야 하는 통과의례라면 속 편하게 빨리 하는게 낫지.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질 않나.
문자가 도착했다.
어제 소개팅 어플에서 연락이 된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매칭되어 연락 드리게 된 딸기빛하늘 입니다.'
공무원/ 서울거주/ 32세 ,
문과 전문직/ 분당 거주 / 33세
서울대 박사과정/ 강남 거주 / 30세
카톡에 점점 쌓여가는 사람들과의 카톡과 늘어나는 알지만 알지 못하는 이름들
처음에는 물론 이 사람이 정말 내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진지하게 만났다.
그의 이름을 물었고, 또 그의 가족관계, 취미
쉬는 시간에 주로 무얼하는지 인생영화라던지
가장 좋았던 여행지를 묻는 과정들
반복
반복
반복
하지만 직접적인 만남에서 그 3초의 순간에 서로의 마음이 들지 않음을 확인하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좀 더 알아보기 위해서 대화를 이어나가다 그냥 지친채 돌아오는 그 과정들이 너무 싫었다.
감정 낭비
그래서 나중에 상처 받지 않으려고 미리미리
상대방에게 실례일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
결혼할 준비가 되었는지, 혹은 나중에 가족들의 반대를 받을 만한 요인이 없는 평범한 사람인지
이 '평범'이 왜이렇게 힘든 것인지
이 과정이 쌓이다 보니 내가 '평범'조차 하지 못한 것인지 혹은 '평범해질 수 조차 없는 사람'인 건가 하는 자괴감에 빠지곤 했었는데 그러면 꼭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질문에 다시금 빠지곤 한다.
나는 아이를 좋아하니 혼자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우리나라를 탓하면서
다시 나의 가족이 될 누군가를 찾아 나선다.
'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근무중이어서 문자를 늦게 봤네요 ㅠㅠ 제 이름은 이다은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