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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연애 (feat. a씨와의 소개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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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말3초 2021. 11. 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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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대기업 재직 4년차, 취미는 골프, 웨이트 트레이닝
'진지한 만남을 원해요' 

이 남자를 만나기 전부터 이 소개팅이 복불복이 될 것이라는 것을 너무 자명하게 알고 있었다. 

카톡에서 처음 연결되자 마자 한 이야기가 
사진으로 봤는데 너무 몸매가 좋으시네요. 


보통 이런경우는 그냥 읽고 씹어버리는데, 하필 내가 사는 지역 근처였다. 구로구. 
가까운 지역은 못 잃지....
어플에서 몇명이나 만나봤냐고 묻고,
이상형을 묻더니 대뜸 가장 좋아하는 스킨십이 뭐냐고 물어서 
나갈까 말까를 몇번이나 고민하게 했었던 a씨 

거듭 된 소개팅을 하다보면 상상임신도 아닌 상상연애를 하게 되는데 
상상연애의 부작용 중에 하나가 스킨십을 너 무 하고 싶게 되는것 

그렇다고 섹스가 하고 싶은 건 아니고,
키스나 혹은 상대방이 나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느낌을 받고 싶게 되는 상태다. 

빨간 외제차를 타고 집 근처로 데릴러 와서 본인은 아이언맨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웃었을 때는 조금 귀여웠었다.  만나서 근교 식당까지 같이 드라이브를 가서 식사를 하는데 그냥 평범한 대화들 
어떤 데이트를 좋아하고, 가족들 이야기, 제일 좋았던 여행지를 이야기 하면서 의외로 대화가 잘 통하길래 
카페까지 가게 됐다.  
카페를 갔다가 돌아오면서 이렇게 헤어지는게 아쉽다고 영화를 보자고 하던 a씨 

당시 코로나 시국이어서, 영화는 띄어앉아야 했기에 그냥 차안에서 보는게 어떻냐고 이야기 하길래 
잠깐 근처에 차를 세우고 넷플릭스로 영화를 봤다. 

키싱부스라는 영화. 그냥 귀여운 로맨틱 코메디다. 

갑자기 손을 잡던 a씨, 

여기에서 엄청난 고민이 시작되었다. 아 제발 손으로 끝나라. 나도 손까지는 좋다고. 
쎄쎄쎄 하고 놀던 때도 있고 악수를 하면서도 손은 잡지 않는가? 

그런데 영화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키스 장면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키스를 하면서 동시에 손이 가슴으로 올라오길래
텄네 텄어. 너랑의 인연은 여기까지 끝이야. 

키스는 잘하더라 
입술에 닿는 도톰한 입술의 감촉도 좋았고 너무 타액이 묻지 않으면서도 나를 휘감는 그 혀도 좋았.......

키스라도 잘해서 다행이지 뭐. 

라고 생각은 했지만. 

"죄송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만남과는 너무 다른 것 같네요. 이제 그만 보는게 좋을 듯해요"
하면서 집에 돌아가자고 하는 수밖에 .